브릿지경제
똘똘한 한 채, 주거 불안 시대 처방전
전세가격 상승과 전국적인 입주 물량 감소 흐름이 맞물리며 주거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서 2000가구 이상 초대형 단지와 신축 아파트로 수요가 집중되는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관리 효율성과 다목적 커뮤니티 시설 등 주거 편의성이 실수요자의 매수 및 청약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매매와 청약 시장을 주도하는 모습이다. 11일 한국부동산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5월 첫째 주 기준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 누적 상승률은 1.56%로 집계돼 같은 기간 매매가격 상승률인 0.98%를 웃돌았다. 수도권 역시 전세가격 상승률이 2.20%로 매매가격 상승률(1.79%)보다 높게 나타났다. 여기에 직방 통계 기준 2026년 5월 전국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1만1685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32.8% 줄어드는 등, 단기 공급 일정도 감소하며 매매가 상승 압박이 강해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청약 시장에서는 2000가구 이상 대단지의 우위가 뚜렷하게 확인된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부터 올해 4월까지 분양된 2000가구 이상 초대형 단지 15곳의 평균 청약자 수는 약 9226.4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2000가구 미만 297개 단지의 평균 청약자 수인 약 2597.8명과 비교해 약 3.6배 높은 수준이다. 초대형 단지 선호 현상의 배경에는 실거주 체감 효과가 자리한다. 가구수가 많은 단지는 공용 관리비를 다수 가구가 분담해 가구당 비용 부담이 낮아져 장기 거주 시 유리하다. 또한 다목적체육관, 피트니스센터, 게스트하우스 등 다양한 부대시설을 단지 내에 갖출 수 있어 이른바 ‘미니 도시’ 형태로 생활 기능을 충족할 수 있다. 지역 내 대표 단지로 인식돼 시세를 주도하고 매수와 매도 시 환금성이 높다는 점도 주요 경쟁력이다. 비수도권 지방 시장에서도 신축 및 대단지 쏠림 현상이 지표로 입증되고 있다. 부동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5월 14일까지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 14개 시·도 가운데 11곳에서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준공 예정 포함)가 매매거래량 1위를 차지했다. 대구 ‘대명자이그랜드시티’, 경북 ‘포항자이애서턴’, 충남 ‘아산탕정자이메트로시티’ 등이 대표적이다. 가격 지표에서도 신축과 구축 간의 격차가 벌어지고 있다. 부동산R114 자료를 보면 지난해 기준 지방 준공 5년 이하 신축 아파트의 3.3㎡당 평균 매매가격은 1520만원으로 전년 대비 약 2.84% 상승했다. 반면 준공 6년 이상 10년 이하는 약 1.53% 상승한 1460만원에 그쳤으며, 준공 10년 초과 구축 아파트의 평균 매매가격은 929만원으로 같은 기간 약 0.43% 하락했다. 실제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대구 수성구 ‘수성범어W’ 전용면적 84㎡는 올해 4월 17억원에, 경남 창원 성산구 ‘창원자이시그니처’ 동일면적은 올해 5월 10억원에 거래되며 각각 신고가를 경신했다. 정주 여건이 우수한 신축 단지로 수요가 몰리고 있으나 공급은 위축되는 추세다. 올해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의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은 총 8만9009가구(임대 제외)로 지난해 12만6623가구 대비 약 29.71% 감소했다. 지방 입주 물량이 10만 가구 아래로 떨어진 것은 2012년 이후 14년 만으로, 공급 감소가 새 아파트의 희소성을 자극하고 있다. 시장 변동성 속에서도 안정적인 수요를 유지하는 2000가구 이상의 대규모 단지들은 연내 공급을 앞두고 있다. 포스코이앤씨는 6월 인천 검단신도시 22·23블록에서 총 2857가구 규모의 ‘더샵 검단레이크파크’(전용 59·84㎡)를 분양할 예정이다. 1만㎡ 상당의 커뮤니티 시설에 헬스케어라운지, 실내체육관, 게스트하우스 등이 조성된다. 현대건설은 경기도 평택시 고덕국제화계획지구 A-31·34·35블록에 총 2122가구 규모의 ‘힐스테이트 고덕엘리스트’를 공급할 예정이며, 롯데건설이 경기도 광주시 양벌동에 공급하는 ‘경기광주역 롯데캐슬 시그니처’ 1단지가 현재 분양중이다. 이 밖에도 부천시 역곡지구 ‘역곡지구 하우스토리’(1464가구), 남양주 왕숙2지구 ‘왕숙 아테라’(812가구) 등이 공급 일정을 계획하고 있다. 지방에서는 아이에스동서가 경상북도 경산시 중산지구에 총 3443가구 규모로 조성되는 ‘펜타힐즈W’ 중 1단지 1712가구(전용 84~152㎡)를 6월 분양한다. 단지에는 실내 수영장과 입주민 전용 웰컴 라운지 등이 도입된다. 한신공영은 7월 경상남도 창원시 마산회원구 회원2구역 재개발을 통해 스카이라운지와 수영장을 갖춘 총 2016가구 규모의 ‘창원 한신더휴 메가센텀’을 분양하며 이 중 1139가구를 일반 공급한다. 이외에도 GS건설이 천안 ‘백석시그니처자이’(1174가구), IPARK산업개발의 김해 ‘김해 신문 센트럴 아이파크’(1379가구) 등이 연내 신규 분양을 준비 중이다. 신축 대단지에 대한 높은 선호도는 대안 주거 상품인 민간임대아파트 시장의 변화로도 이어지고 있다. 과거 임대료 위주의 선택에서 벗어나 대단지 아파트 수준의 커뮤니티 시설과 특화 설계를 갖춘 단지로 수요가 몰리는 흐름이다. 실제 지난해 4월 스카이 커뮤니티 등을 조성해 공급된 서울 용산구 ‘용산 남영역 롯데캐슬 헤리티지’는 평균 91.6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고, 올해 4월 공급된 인천 중구 ‘운서역 푸르지오 더 스카이 2차’ 역시 평균 21.7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에 발맞춰 건설사들은 고품격 커뮤니티를 내세운 민간임대 공급을 이어가고 있다. 호반건설은 5월 서울 서초구 양재동 일원에 청년안심주택 ‘호반써밋 양재’를 공급하며 138가구를 공공지원 민간임대로 선보인다. 단지에는 피트니스센터와 풀빌트인 시스템이 적용된다. 금성백조는 대전 유성구 관평동에서 대형 피트니스센터와 아이돌봄센터 등을 갖춘 ‘대전 관평 예미지 어반코어’(504가구) 입주자를 모집하고 있으며, 대방건설은 부산 강서구 범방동 일원에서 실내골프연습장과 도서관 등을 계획한 ‘부경경마공원역 디에트르 더리버’(498가구)를 공급 중이다.
2026-06-11